Boxing Day에 코즈웨이베이를 어슬렁 거리다

12월 26일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Boxing Day.
홍콩에서는 24일에는 조기 퇴근, 25일 공휴일, 26일도 공휴일이다.
더욱이 금년에는 26일이 금요일이어서, 27일(토)과 28일(일)을 합쳐 나름 훌륭한 연휴를 이루었다.

왠일인지 이런 연휴가 되면, 어디든 카메라 짊어지고 떠나야 직성이 풀릴 터인데,
이번에는 왠일인지 아무것도 안하고,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이 연휴를 마치고 있다.

내일부터는 또다른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다.
업무 모드로 몸과 마음을 튜닝해야 겄지.

여튼 각설하고 26일날 Eric 형님과 YJ 누님 댁에서 매우 과분한 진수성찬을 얻어 먹고서는
(주 메뉴는 제주 갈치 조림과 오징어 무국, 아 행복해....)
너무 너무 부른 배를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코즈웨이베이를 걸었다.

걷다 보니 맥주 한잔 하기로 하고, 지난번에도 Eric 형님 소개로 왔었던
Lee Garden Two 빌딩에 있는 HABITU 야외 테라스에 왔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사이즈로, F11을 누르면 인터넷 창이 전체 화면으로 변신하는 센스]

렌즈는 소중한 헝그리 광각 Vivitar 19mm 를 간만에 마운트 해보았다...


코즈웨이베이 플라자 근처
역시 19mm 라서 그런지, 상당히 넓게 보이는 군.
길도 좁고 사람도 항상 붐비는 곳인데 말이지.

고개를 돌려 반대쪽도 한번 쳐다보고...
이 방향으로 쭉 걸어가면 SOGO 백화점이 나온다....

이 곳 Habit 야외 테라스를 굳이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시끄럽지가 않다. 조용하게 야외에서 담배 태우며 이야기 하기에 딱이다.
더욱이 이 곳에서는 주문을 셀프로 해야하는 데, 셀프라서 그런지 서비스 Tip 10% 도 붙지 않는다.
얼마나 좋은가....

매가 너무 너무 불렀으나, 일단 주문은 해야하니 가격이 가장 만만한 스텔라 생맥주.
60 홍콩달러.

오른쪽 건물, 위에 연두색 네온 사인이 있는 빌딩이 Lee Garden 빌딩이다.
Sony HK 및 몇 몇 굵직한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구름이 많은 날이었는 데, 건물 불빛이 하도 많아 하늘에도 살짝 오렌지 색이 돈다.

카메라 돌려 이런 구도로도 함 쳐다봐주고.
광각이라서 가능한 느낌....

대략 이런 느낌의 야외 테라스.
홍콩에서는 공간을 넉넉히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는 Bar 가 매우 드물다.

왼쪽 편에 보이는 건물은 Henry House 라는 빌딩인데,
층층 마다 Bar 가 있어, 골라서 들어가는 재미가 있겠으나,
딱 한 번 한 곳만 가봐서,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에는 아직 경험 부족.

별이 빛나는 밤에....
난 이문세씨가 진행하는 별밤을 들으면서 자란 세대인데....
아직도 별밤이 있을 려나?

나무 곳곳에 대왕 별을 메달아 두셨다.
허공에 떠 있는 느낌은 난다는.....

두 남자가 26일에, 더욱이 토요일에 이렇게 소일하는 것도...
허허... 참....

도무지 배가 불러 맥주가 들어가질 않는다.
시간이 지났는 데도 찔금 드셨을 뿐이다.

결국엔 완전히 다 한잔을 비우지도 못하고 나왔다는......
담담한 26일 그리고 토요일....

- 월요일을 앞두고 왜인지 모를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홍콩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