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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비 한도를 완화 혹은 철폐한다고?

Korea

by Andy Jin™ 2009. 1. 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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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메신저에서 K군이 링크를 보내준 한겨례21의 한 칼럼.
(일단 원문을 한번 읽어 보시는 것이 좋겠지요. http://h21.hani.co.kr/arti/sports/health/24120.html
)


나는 이 칼럼을 읽고
접대비 한도 완화 혹은 철폐는
강남 룸살롱이 다시 잘 먹고 잘 살게 되고,
기타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를 했다.


접대비 완화/철폐를 '강남 살리기'라는 것과 연결시키는 것에는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접대비 완화/철폐가 뭐 여러 안좋은 것들을 되살려 놓을 것이라는 부분에는 동의한다.

외국에 있다 보니 한국 時事를 실시간으로 접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접대비 완화/철폐의 큰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겠으나,
일단 김학민 칼럼리스트의 글을 통해서라도 제한적으로 접한 정보와 공감대를 가지고, 몇자 찌그려 본다.

주저리 주저리 늘어질지도 모르는 글에 앞서, 내가 하고픈 말의 결론 부터 말하자면
"아주 일부의 (옛 접대 문화에 익숙한) 공무원들만 좋을 지도 모르겠네! 칫! 좋겄다!" 이다.

일단 올해 매우 '불확실'하고 '어둡게'만 보이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보았을 때,
대부분의 한국 '기업' 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회의비 및 판공비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이다.  안하면 기업이 아니지.
내가 근무하는 회사도 1원이라도 더 절약하기 위해,
거의 모든 분야의 지출에 있어서 최선을 다해
절감 활동 및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접대비 완화/철폐 한다고, 지금 같은 경기에서 일반 회사원들이 회사 돈으로 쉽게 밥 먹고 술 마실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언제 '접대'를 하겠는가?
회사 매출과 이익에 확실하게 직접적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큰' 비즈니스 건이나,
혹은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엄청나게'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출을 마다하지 않겠지.

엄청난 아이템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작금의 기업들은 대부분 'Risk' 매니지먼트 중 이다.
새로운 신시장이나 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에게 열심히 밥 사주고 술 사줄 여력이 없다.

물론 중요한 Business Bidding 상황이라면,
한국적 정서상 분명 '갑' 에게 '인간 관계 발전' 을 위한 투자를 안 할 수 없겠지.

중국을 조금만 공부했다면, 혹은 중국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꽌씨(關係)라는 것이 중국 문화에서는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이 꽌씨라는 것은 '투명성' 이나 '공정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때로 어떠한 상황에서는 '부정' 과 '어둠의 거래' 를 부작용으로 동반하기도 한다.

유교 및 한자 문화에 익숙한 한국이나 일본은 그나마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기때문에,
상대적으로 미주나 구주 기업들 보다
중국 시장에서 빠른 시간 안에 더 효율적이고 우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 사회에서도 중국의 '꽌씨'와 대동소이한  '끈 (혹은 빽)'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지는 매우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더욱이 한국에서는 매우 튀틀려진 '관(官)/민(民)' 문화가 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 국민은 공무원에게 잘 보이고 싶다. 아니 최소한 밉보이고 싶지 않다.
더욱이 연배가 오래되신 분들일 수록 나랏님 나랏님 하며 그 '나랏님'으로부터 찍히고 싶지 않아 하신다.
우리 나라 일반 백성은 오랜 시간 참 쉽지 않게 살아간다는.....

(물론 일부 중의 일부라고 전제하는 바이나....)
공무원이 되거나, 특히 어느 일정 지위 이상의 '관(官)' 지위에 오르면 이상하게도 힘 있게 행동하거나
사람들이 자기를 우러러 보아 주고, 특별히 대우해주기를 기대하는 일부 아주 일부의 나랏님들이 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모든 사람들은
'국민'이 '갑' 임을 알고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말이지.

대한민국 정부 출범이래 현재까지 끊이지 않는
단골 뉴스 중에 하나는 공무원의 뇌물 수뢰 이야기이다.
굳이 통계 수치를 다시 찾지 않아도 아직은 한국 사회의 투명성이
선진국이 그것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자, 이쯤 되면 말 다했다.
뒤틀려진 소위 '관민'문화가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기업은 '관'과의 좋은 '꽌시'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고.....
접대비를 써야 한다면 꼭 '필요한' 접대비만 써야 하는 경제 상황이고.....

작은 가게 및 영세한 사업자 분들은 '공공기관'에 트집 잡히면 안되고, 허가 받아야 하는 것도 너무 많고......

자, 말 다했다!

아주 일부 나랏님들은 좋겠다....
잘 보이고 싶은 민(民)들이 접대비 싸들고 술마시러 가자 할테니....
혹은 적어도 술을 너무 마시고 싶은 회사원 혹은 기업인들이 자기들끼리는 먹을 상황이 아니니
최소한 같이 먹자 연락이라도 할테니 말이다.....
(회사에서도 이런 경우에나 접대비 결제를 해줄 것이다.. 씁슬...)

홍콩을 좋아하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다. (아, 참고로 전 홍콩사는 교민...)

하지만 공공 부문 쪽이 우리 한국의 그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이 투명해 보여서 부러운 일인(一人)이...
티끌 같은 소제를 한겨레21에서 접하자 마자, 참 거시기한 생각이 들어
개인의 공간인 블로그에 끄적여 보았다.

접으면서 드리고 싶은 말은
항상 올바르고 국민을 섬기고자 하는 철학으로 열심히 고생하고 계신  99%의 보통 공무원분들께
누를 끼치거나 오해를 드리고자 한 것은 결코 아니니....  십분 양해를 부탁드리고자 한다.

- 가끔 인터넷 시사 뉴스를 클릭하면.... '허준' 을 상실하는 홍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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