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나 중국 남방지역 중식 레스토랑에서 생선찜 요리를 맛있게 드신 분들은 광동식 생선찜요리를 좋아하실 겁니다. 한국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 간장베이스와 파를 활용하여, 우리네 표현을 빌리자면 '밥도둑'이죠. 밥도둑. 많은 양념, 특히 고추장이나 고추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우리네 생선찜과는 다르게 홍콩 광동식 생선찜 요리는 최대한 생선의 담백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그 다름이 아닌가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더불어 한국에서는 특히나 비싼 그루퍼, 다금바리류의 생선이 (물론 홍콩에서도 저렴한 생선류는 아닙니다만) 홍콩에서는 대가족이 모였거나 많은 살마들이 모여 원탁 식사를 할 경우라면 충분히 흔쾌히 즐길 수 있는 가격 범위안에 있죠.
여기서 잠시.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에도 나왔던 그루퍼라는 생선의 한글 이름은 능성어입니다. (저는 완전 처음들어보는 느낌이네요) 일본어로는 마하타라고도 한다네요. 비슷한 이름 혹은 비슷한 생선으로는 다금바리, 붉바리, 도도바리, 우각바리, 금강바리 등등도 있다고 합니다. 다 같은 집안 생선인가 봅니다. (그런데 뭔 바리.. 바리.. 바리바리가 이렇게 많아)
생선요리라고 하면 원래 고등어자반을 제일 좋아하고, 생선 구분을 참으로 못하는 본인입니다만 홍콩식 생선찜은 누구에게라도 꼭 한번은 권하고 싶은 요리입니다. 레시피 소개 전 미리 말씀드리면, 거의 왠만한 흰살 생선이면 모두 같은 방법으로 조리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조기나 도미 등을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재료
생선 1마리 (약 450g) (물기 빼기)
생강 2개 (채 썰기)
쪽파 2 줌 (채 썰기)
고수(향채) 약간
식융유 2큰술 (뜨겁게 끊이기)
이금기 생선찜 간장소스 3큰술
요리 순서
1. 생선 위에 채 썬 생강을 올리고 물이 끊이면 15분 정도 찌거나 속이 익을 때까지 찐다.
2.여분의 국물을 따라 버리고, 생선 위에 쪽파와 향채를 올린 뒤 뜨겁게 끊인 식용유와 생선찜 간장소스를 뿌리면 완성.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다.
*** 함정: 제일 중요한 생선찜용 간장이 한국에는 없습니다. 중국이나 홍콩을 다녀가는 분들에게 부탁을 해서 구해야 하실 듯. 중국 홍콩의 고급 레스토랑 셰프님들이 이 간장 하나로 번거로움을 많이 줄여서 많이 사용해가는 간장입니다. 한국 간장대비 덜 짜고, 다른 가미가 되어있어 생선찜 말고도 전천후 다목적 간장으로도 활용하실 수 있는 똘똘한 간장이죠.
레시피가 실제로는 매우 간답합니다만, 사진 자료로 부연 및 추가 설명드립니다.
우선 생선은 흐르는 물에 싹싹 씻어냅니다. 붉은 핏기나 내장이 남아있지 않도록 속속들이 씻어줍니다. 이런 것들이 남으면 남을 수록 생선 비린내가 강해집니다. 씻고 난 생선은 깨끗한 마른 행주나 키친타월 등으로 물기를 쑉쑉 제거해줍니다. 꾹꾹 말아주세요.
사진에서는 잘 안보일수도 있는 데, 쪽파의 줄기 부분을 손가락 크기로 썰어서 생선 아래 버팀목을 대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뜨거운 수증기가 생선 아래쪽까지 잘 퍼져 골고루 익게 되고, 생선이 접시에 들러붙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생선 위에 썰어놓은 생강을 올립니다. 더불어 넓직한 냄비에 생선을 접시채 올릴 준비를 합니다. 참고로 사진과 같이 냄비의 끓는 물을 활용하여 찜을 하실 경우에는 항상 제일 강한불로 하여 수증기를 강하게 내줘야 함은 포인트입니다.
자, 냄비에 올리면 이런 모양새가 됩니다. 참고로 사진에 나오는 물고기는 홍콩 시장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桂花魚 (Mandarin Fish) 라고 하는 민물고기입니다. 여기 저기 찾아보니 한국어로는 궐어(鱖魚)라고 하며 농어과에 속한 물고기라고 하네요. 한 400-450g 정도 되는 물고기가 시장에서 한국돈 5천원 조금 넘을 거라고 하네요. (저렴하네요) 민물고기 살이 더 부드럽다고 하는 미식가 분들이 많지만, 저는 뻣뻣해도 뭔가 질량감 있고 두툼한 느낌있는 바다생선을 더 좋아합지요.
제일 강한 불에 13-15분간 (생선 크기에 따라 다름) 쪄낸 생선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놓고, 썰어놓은 파와 고수(향채)를 생선위에 차곡 차곡 이불 덮어 주듯이 잘 덮어 줍니다. 홍콩 광동식 식문화에서는 생선이 식으면 안되기 때문에, 계속 한 접시를 사용하고 있으며, 파와 고수 또한 생선을 잘 덮어 그 온도를 유지해 줍니다. 더불어, 한켠에 끓여 놓은 식용유를 숟가락으로 덜어 생선위에 골고루 뿌립니다. 아 중요한 것을 깜박할 뻔 했네요. 달구어 놓은 식용유를 생선위에 뿌리기 전에, 생선 접시에 생신 물기를 제거해 주셔야 합니다. 안하시면 물과 기름의 만남! 큰일납니다. 생선 안 떨어지게 조심해서 물기를 숑숑숑 따라 버려주세요. 만약 손님 접대를 위해 다른 접시를 사용하고자 하신다면, 새로 옮겨 담을 접시는 뜨거운 물에 사용전에 담구어 놓는 등의 방법으로 새접시의 온도 또한 높게 유지하여 생선이 식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기름으로 코팅시켜 주고 나서는, 생선찜용 간장을 접시 주위에 한바퀴 정도 돌려줍니다. 기호에 따라 많고 적게 돌리는 것은 자유입니다. 단 홍콩 광동식은 생선위에 직접 간장을 두르지는 않습니다. 자, 아래는 완성된 모습입니다. 제가 찍은 게 아니라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모양새는 아닙니다만, 대략 이런 모습의 생선찜 요리가 됩니다. 생선을 잘 발라서, 드실 때 개인 취향에 맞게 파도 같이 집어 먹고, 접시 위의 소스에 좀 더 소스를 찍어 먹고 그렇게 드시면 됩니다.
아래 사진은 홍콩 광동식 생선찜 느낌을 좀 더 참조하시라고, 다른 사이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annieliciousfood.blogspot.hk/2012/10/canto-style-steamed-red-grouper.html)
폭풍같은 포스팅이었습니다. 하얗게 불태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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