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신 손님과 오랫만에 사천음식을 찾았습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 타임스퀘어 10층에 위치한 Yun Yan (雲陽) 이라는 레스토랑 입니다. 총주방장께서도 유명하신 분인데, 직접 만나뵌 적은 없으니 설명은 생략합니다. 홍콩에는 매운 사천 음식점이 곳곳에 많습니다만. 이 곳은 인테리어도 깔금하고, 맛도 사천 현지의 토속적인 맛이라기 보다는 외국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소 깔금하게 다듬거나 젊은 세대도 좋아할 수 있도록 퓨전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퓨전 사천 식당 - 칠리 파가라
사천 매운 음식의 큰 특징은 '마라(麻辣)'라고 하는 맛을 내기 위해, 산초 (중국어: 화-쨔오, 광동어: 퐈-찌유) 를 주요하게 사용한다는 겁니다. 처음 먹으면 깜짝놀라기 마련이지만, 계속 먹다 보면 어느새 매운 사천 중식을 진정 즐길 수 있게 되죠. 제 경험으로는 아직까지 일반적인 한국분들이 쉽게 좋아하거나 하는 맛은 아닌 듯 합니다. 중국 생활을 겪은 이들은 대개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나, 처음 맛 보는 분들은 적지 않은 분들이 어려워 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제가 먼저 도착하여 식당 주위를 설렝 설렝 둘러 봅니다.
매콤한 팝콘! 먹기 전에는 왠지 이상할 것 같았으나, 막상 먹고나니 시원한 맥주와 매칭도 잘되는 흥미로운 녀석입니다.
이 곳 식당에서는 대륙의 맥주 브랜드만 판매하더군요. 저희는 칭따오 맥주를 선택, 맥주는 사발에 마셔야 제 맛! 잉?!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소스들 입니다. 요리에 따라 이 소스 저 소스 사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두반장도 보이고, 치우차우칠리오일도 보이고 많아서 좋네요. 일단.
시그니쳐 전채 4종 메뉴를 시켜보았습니다. 시키고 보니, 이 (전채) 반찬 4가지랑 흰밥만 먹어도 될 것 같은 포스!!
소룡포(샤오롱빠오)도 시켰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소룡포를 찍어먹는 중국의 흑초를 (스포이드) 빨대 같은 것을 활용해서, 소룡포 제일 윗 구멍에 탁하고 꽂아서 주입한다는 것이죠. 흥미로운 발상입니다. 소룡포 겉에 흑초를 찍어 먹는 것에서 안에 꽂아 넣어 내용물과 모두 잘 섞인 후에 먹게 해주는 솔루션이라니.
한국으로 치면 매운 만두 무침정도 되겠네요.
한자로는 사계두(四季豆)라고 하는 데, 홍콩에서는 어느 레스토랑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야채입니다. 보듯이 주로 검은콩소스(블랙빈소스)를 사용하면 궁합이 잘 맞습니다.
마파두부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마파두부는 다소 달달하고 상기했던 '마라'의 맛이 들어가지 않습니다만, 원래 마파두부는 '마라'의 맛이 나야 정통입니다. 아이고 맛있어라.
역시 검은콩 소스를 활용하는 고기와 양배추 볶음입니다. 매운 음식들 사이에 있어서 그랬는 지, 불 맛이 제대로 먹혀서 그랬는 지 제일 먼저 바닥을 드러내던 (저희 세 명 사이에서) 인기 메뉴였습니다.
기존에 여러 차례 소개해드렸던 '어향가지(위샹치에쯔)' 요리입니다. 하지만, 너무 퓨전스럽게 다듬다 보니 이 녀석은 생긴 것과 달리 제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더군요. 살짝 토마토케첩 들어간 느낌도 나고 말이죠.
매니저 아저씨가 꼬득여서 주문한 계란과 새우 요리입니다만, 이 요리도 역시 너무 나갔습니다. 샹차이(고수)는 아닌 것 같은 데 어떠한 민트 채소를 넣었는 지, 이맛도 저 맛도 서로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한 두 숟가락 먹고 더 이상 손이 안가더군요.
홍콩 주민이던 관광객이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홍콩섬 코즈웨이베이 타임스퀘어 10층에 위치하고 있으니, 기회가 되는 분들은 그래도 한번쯤 사천 음식의 발전 트렌드도 느낄 겸해서 들려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역시 한국사람은 매운 음식이라면 일단 기본 이상은 선호도가 발동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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