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나눠주는 오늘자 홍콩 무가지들을 느지막한 오후가 되어서야 펼쳐 들었다.
당연히 나의 관심사는 국제란에 한국관련 뉴스 내용이다.
예상했듯이 오늘 국제란에는 북핵실험기사가 주요 내용이다.
심지어 영문무가지인 The Standard에는 일면 Top 기사로 해당 내용이 실렸다.
지난 주말과 어제까지만 해도
TV 뉴스와 신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관련 기사가 비중있게 나오고 있었던 상황에 비추어 보면,
하루 아침에 판이 뒤집혀버렸다.
[위에서 부터 Headline Daily, am730, The Standard]
북핵 기사는 지금 내 눈에 별로 들어오지도 않으므로.... Pass.
HEADLINE DAILY 에서 '노무현' 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어서 기사를 읽어보니....
[HEADLINE DAILY (頭條日報) 표제 부분 확대]
보이는 첫 문장이 '노무현대통령이 바위에서 뛰어 내린 것은 지혜롭지 못했다' 라는 깜짝 놀랄 내용이었다.
3초간 멍했다가.....
다시 글자색이 다른 아랫줄과 기사 내용을 읽어 보니,
(대만의 前 천수이벤陳水扁 총통) 천 前총통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위산에서 뛰어내린 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생각하고,
본인은 절대 자살하지 않고 살아남아서 자신의 사람들이 복수하는 것을 꼭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는
뭐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이런... 이런....
뭐 좋다. 표현의 자유야 천부 인권이니 할 말은 없다.
더욱이 난 대만 천 전총통의 부패 비리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어쩌면 대만, 홍콩의 보통 사람들은 천 전총통과 노무현 대통령 (양측 모두 반대 정당이 차기 대권을 쟁취함)을
모두 한 덩어리로 싸잡아서 부패와 비리가 있었던 (혹은 연루된) 전직 총통(대통령) 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기억을 되돌려 보니, 보통 홍콩의 한국관련 뉴스는 '연합 뉴스' 소스를 많이 활용했던거 같다.
결과적으로 노 전대통령의 경우는 기소도 되지 않았고, 재판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전직 대통령으로
일반 홍콩 사람들한테 (무의식적으로) 인지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슬프다.
이래서 좌도 우도 아닌, 진정 대한민국을 대표할 '정론(正論)' 이라는 것이 필요한가 보다.
아직 기소도 되지 않았던, 재판에서 유죄를 받지도 않았던 전직 대통령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어느새 외국 이웃들에게 부패비리 연루 대통령로 각인 시켜주었구나........
아주 장하다. 한국 언론님들, 니들이 정말 고생이 많다.
아마도 천 前총통이 그런 말을 한 것은
현재의 마총통을 지지하는 세력 쪽에서 '당신도 한국의 노 前대통령처럼 자결하라'고 하는 비난과 조롱에 대해서
쎄게 대응한 멘트일 것으로 예상되나....
아무리 그래도.....
천 前총통의 인지 속에.... 홍콩, 대만 시민들의 인식 속에서.....
천 前총통과 노 前대통령의 경우가 엇비슷한 굴레안에서 비교되고 화자되는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불쾌한 일일 뿐이다.
힘 빠지는 대한민국.....
이런 상황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내었다니........
이 순간 우리 언론들은 반성 좀 하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해당 부분 기사]
- 대한민국 좋은 나라 될 수 있는 거 맞습니까? 정말 될 수 있는거죠? 정말? ......답답함이 밀려오는 홍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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