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사관에 분향소가 설치되었다는 것을 월요일인가 알았습니다.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회사 업무 시간에 움직인다는 것이 참 쉽지 않았고,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지요.
그러던 중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L과장님께서 오늘 아니면 정말 못 가겠다 하시며,
오후 시간 잠시 다녀오자 했지요. 더욱이 다행히도 L차장님께서도 흔쾌히 승락해주시어 서둘러 택시에 올랐습니다.
2009년 5월 27일(수) 홍콩의 오전 날씨는 우기(雨期)의 비가 그쳐
공기가 사뭇 깨끗해졌습니다. 시야거리도 좋고, 구름도 낮게 깔리고.....
오랫만에 괜찮은 홍콩의 City View를 연출하고 있더랬죠.
그런데 택시에 오르니, 비가 부슬 부슬 다시 내립니다.
이것 참, 기분이 다시 가라앉습니다.
사무실에서 홍콩 한국 영사관까지는 멀지 않은 거립니다.
택시로 5분 정도면 충분한 거리지요.
주 홍콩 대한민국 총영사관 (http://hkg.mofat.go.kr)
전화 : 2529-4141, 2528-3666(영사과)
FAX : 2861-3699
주소 : 5-6/F, Far East Finance Centre, 16 Harcourt Road, Hong Kong
(香港 金鐘 夏慤道 16號 遠東金融中心 5-6樓)
위치 : 지하철 (MTR) Admirlity 역에서 B 번 출구로 나와 맞은 편 위치. Far East Financial center 5 층.
손에 WB550 스냅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있어서 다녀 오던 길 몇 컷 찍었습니다.
이 황금색 빌딩 5층에 홍콩 한국 총영사관이 있지요. 황금색이다 보니 홍콩섬에서도 눈에 띄는 건물 중 하나입니다.
창가에 빗방울이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영사관 들어가기 직전에 주위를 둘러 봅니다....
흐린 하늘 그리고 부슬거리는 빗방울.....
분향소 안은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엄숙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제 자신이 카메라 셔터를 누를 기분이 아니었죠.
홍콩 영사관 분향소에서는 국화를 나눠드리고 있었고, 방명록이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보이는 영어 방문기록이 홍콩에서도 그를 기리는 외국 분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더 군요.
향을 피우도록 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살짝 아쉬운 것은 절을 올리고 싶었는데,
분향소 바닥의 여건이 절을 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지요, 바닥을 탓하는 제가 우습군요.
진흙이건 물바닥이건 쓰레기 바닥이건 하려고 했으면 할 수 있었을 텐데.....
하얀 국화를 올리고, 목도와 묵념을 올렸습니다......
막상 방명록의 하얀 페이지가 눈 앞에 펼쳐지자, 무슨 말을 적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멍하니 순간이 흘러간 거 같습니다.....
종국에는 무어라 적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바보같은 나.....
영사관에서 내려와 담배를 하나 물었습니다.
노대통령께서도 좋아하시고 마지막까지도 찾으시던 담배.....
이 담배도 지금은 생과 사, 그리고 그와 나의 매개체가 되는 군요.....
눈 앞에 있던 작지만 매우 붉던 꽃이 눈에 띕니다.
지금 이 꽃은 자기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라서 활짝 피었겠지요.....
노통의 가장 아름다운 때는 언제일까요? 저의 가장 아름다운 때는 언제일까요?
영사관 뒤의 LIPPO 빌딩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회색 하늘 아래서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Central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회색 빛 하늘 아래 회색 빌딩들이 마치 교회의 첩탑 마냥 느껴지더군요.
그가 없어도 세상이 돌아가는 군요.....
그가 없어도 홍콩은 변하지 않는 군요....
Tram(전차)를 타고 사무실이 있는 Wanchai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날은 계속 흐리고, 비는 부슬 거리고,
아무 일 없는 듯 흘러가는 홍콩 거리의 일상이 왠지 무겁고 슬프게 다가오는 하루.......
- 29일 한국에 갈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내 인생 오래 오래 남을 것 같은............... 홍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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