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일년전 이다. 2007년 11월말 홍콩에서 광동성으로 페리를 타고 들어간 후, 광동성의 이곳 저곳을 돌아보는 로컬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홍콩에도 한국의 기업형 관광회사들 마냥, 여러 브랜드의 여행사가 있는데 본인은 Wing On 관광사를 이용하였다.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으나, 2박 3일 여정에 대략 700-800 HKD 정도 들었던것 같다. 참고로 400-500 HKD 더욱 더 저렴한 여행도 있으나, 이런 경우 계속해서 이상한 가게 및 공장, 기념품 점을 들리는 일정을 잡기 때문에 200-300 HKD 더 주고 조금은 덜 귀찮음을 받는 여행이 괜찮을 수 있다.
시간이 흐른지라, 정확한 기억은 저기 안드로메다로 달아나 버렸고, 사진을 통해 여정의 느낌을 전달해 보고자 한다.
티스토리에서 EXIF 정보가 노출되는 플러그인을 개발한 관계로, 이제 더 이상 사진 정보에 대해서 토를 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현실이다. 아이구 좋아라. 모든 사진은 D80으로 촬영되었고, 렌즈는 18-200vr 과 60마가 사용되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이즈의 이미지를, F11을 누르면 인터넷창이 전체화면으로 변신하여 편리함]
아래 사진은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허름한 휴게소에 들렸을 때,그 동네 주민들이 우리로 치면 귤 같은 것을 들고 나와 판매하던 모습니다. 특히 그 중에 삶과 시간의 무게가 느껴지던 어르신 한 분이 유독 눈에 띄어서 모습을 담아 보았다. 이 사진만 보면 마치 1960년대가 생각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인가.
어디인지 모를 곳에서 찍은 잠자리다. 홍콩에 살면 한국 사람으로서 습관과 경험에 의해 느끼던 사계절 감각은 송두리째 안드로메다 저 멀리로 날려버리다. 11월말, 12월초에도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접사 찍는 분들은 광동성이나 홍콩 출사를 나서도 될 듯. 그나저나, 어렸을 적에는 이 녀석을 된장 잠자리라고 불렀는데, 진짜 이름은 뭐지?
실상 첫 째날 오전은 몇 군데 차 파는 곳, 꿀 파는 곳 등등의 관광객 호객 업소를 찍고, 오후에는 노상 온천을 즐겼다. 그 바로 다음날 새벽부터 풍경 좋은 근처 계곡 하이킹 루트를 돌았고, 아래는 그 몇 몇 사진이다. 그래도 아침 밤으로 산에서는 춥더라. 두터운 옷을 준비하지 않아서 너무 추워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 같았으면 소나무 빼고는 녹색이 보이지 않을 12월이어도, 광동성엔 여전히 녹음과 얼지 않는 폭포가 흐른다.
시원하게 흐른다. 삼각대가 있었으면 장노출 사진도 시도해봤을 텐데. 나름 손으로 장노출 한다고 한게 이렇다.
광동성 전체 관광 지도를 보며, 가이드께서 열심히 설명 중 이시다. 물론 광동어로 설명을 하다가, 나랑 눈이라도 마주치거나 나중에 따로 살짝 내게 만다린으로 설명해 주던 착한 가이드님이시다.
저기 앞에 거대한 동굴 입구가 보인다. 지금까지 가 보았던 동굴들 중 가장 큰 사이즈다. 왠만한 도로 터널보다 입구 사이즈가 훨씬 크다.
이상하게 산 뒤로 빛이 내리치는 풍경이 자주 보이는데, 이유가 멀까? 공기가 탁해서? 아님 공기가 좋아서?
앞에가는 사람들과 동굴 입구 사이즈를 대비해 보시길 바란다. 실로 어마어마한 사이즈다.
동굴안에 들어가가면 영세한 이 곳 주민들이 나와서, 귤을 팔던가 혹은 품질이 별로 안좋아 보이는 제비집 등을 판매하는데, 그런 부모들을 따라 아이들도 나와 놀고 있다. 동굴이 커서 차량도 다니고, 오토바이도 다니고 하는데 위험하다 위험해. 더욱이 학교가 있을 시간인데, 이 아이들은 교육보다도 관광객에게 웃음치며 다가와 구걸하는 것 부터 배우게 되다니. 씁슬하다. 이렇게 이쁘고 천진난만한 눈 웃음의 아이가 계속 따라 다니면서 구걸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겠는가?
동굴 안 모습이다. 이런 벽면에 혹은 천장에 제비 집들이 드글드글 했었다라고 설명하더군. 지금은 계절 때문인지, 혹은 제비집을 다 드러내서 제비들이 안오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조금 걸어들어와서 바라본 동굴 입구쪽 모습이다. 영화라도 한 편 찍으면 멋있게 나올 분위기다.
한 참을 걸어 반대쪽 동굴 입구에 까지 다다르고 있다.
동굴 천장 쪽 모습이다. 대나무들이 쭉 쭉 박혀 있는데, 사람이 저걸 타고 올라가서 제비집을 따는 동아줄 같은 역할을 한다. 거의 서커스 레벨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하다.
동굴 안에 흐르던 물이다. 물 색깔 하나는 정말 좋다. 옥색 이구나. 옥색.
어느 지나던 화장실 세면대이다. 실상 찍고 싶었던 것은 수도꼭지 였으나, 손이 살짝 젖어 있어서 대충 후다닥 한장 날렸더니, 원하는 것을 찍는 것엔 실패했다. 초등학교 때 운동장에 있던 황동 재질의 수독꼭지를 자꾸 떼어간다고 전체 아침조회 시간에 일갈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시절엔 수도꼭지를 떼다가 팔아야 했던 사람들도 많았던 시절이다.
다시 점식식사 했던 식당 근처의 모습 한 컷이다. 한국의 늦 여름, 초가을 쯤의 느낌이랄까?
다시 대나무 숲 안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이 곳에도 동굴이 있다. 이 동네에는 동굴도 참 많다. 동굴안 주요 포인트 마다 매우 중국스럽고 화려한 조명을 쏘아주고 있는 데, 그 반영이 인상적이다.
수상 교실. 물론 교실 아니다. 관광용으로 제작한 뗏목이다. 저 초등학교 교실 의자 같은 것에 관광객들이 앉아 동굴안에 흐르는 물을 타고 표류하는 관광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귀여운 수상 교실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색깔의 대나무가 있다는 거. 처음에는 마치 가짜처럼 보이던 대나무이다.
얼마전에 폭죽을 찐하게 터뜨렸나 보다. 중국식 폭죽놀이의 잔해들이다. 참고로 홍콩은 법으로 폭죽을 가지고 놀 수 없고, 중국은 아직까지 폭죽을 터뜨린다. 그리하여, 신년에 일부 홍콩 사람들은 중국에 넘어와서 폭죽 놀이를 하기도 한다.
제일 앞에서 여러 뗏목을 끌던 모터보트형 형용불가의 동력배다. 식탁 의자를 조종석 의자로 떡 하나 얹혀 놓으신 센스 만점 보트다.
근처 강변에 소풍 나온 학생들이다. 소풍은 언제나 즐겁다. 우리를 보고는 단체로 난리 법석 인사를 날려주던 학생들이다.
거대한 동상인데, 배 부분이 인상적이시다.
섬에 왜 데려왔나 봤더니만, 일종의 차력쇼를 보여주려고 그랬네. 이 청년이 차력쇼 주인공이다. 날 선 칼을 맨 발로 디디고, 기둥을 올라가는 중 이다.
이 것도 무슨 공원인데, 테마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호수가 저편에 보이는 거대 황금 관우상이 보인다.
왜 찍었는지 전혀 기억을 못하는 화초다. 내가 이건 왜 찍었지? 아마도 예상컨대 분명 가이드가 관련된 설명을 해줬을 텐데, 이렇게 완벽하게 기억을 못하는 나는 안습이다.
메뚜기 가면맨! 아니 메뚜기다. 어렸을 적엔 송장 메뚜기라고 불렀는데, 정확한 학명이나 정식 명칭은 모름이 당연하다. 그렇다. 광동성에는 12월에도 메뚜기가 있다.
접사 튜브가 있었더라면, 더 좋은 마크로 샷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일단 메뚜기를 보고는 60마로 바꾸어 마운트 하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가까이서 보니 무서운 얼굴이긴 하다.
옆으로 돌아서 측면도 한 컷 찍어본다.
다시 꽃도 한번 찍어본다.
나무 둥치에 함께 자라오르던 담쟁이가 인상적이다. 나무 표피가 노랑생과 연두색으로 범벅되었는 데, 이유는 모르겠고 그 위를 오르고 있는 담쟁이가 귀엽기만 하다.
저녁이 되어 광주였나 심천이었나 도시로 나와서, 저녁식사를 위해 중국 식당으로 향하던 중이다. 또 나왔다. 크로스 필터 놀이. 어찌 싸구려 헝그리 크로스 필터 값 하는지?
의자 다리 빼고는 다 식재료로 활용한다는 광동지방이다. 식당엘 들어가는 데 입구쪽 커다란 양동이 안에 이렇게 뱀을 드글드글하게 넣어놓았다. 손님이 뱀 요리 시키면 고를 수 있도록 말이다. 어후, 얼마나 밥 맛 안나던지. 타인이 무엇을 먹고 안먹고는 전적으로 이해하지만, 나는 뱀을 먹어본 적이 없고, 먹고 싶지도 않다.
내게는 혐오스럽고 무서운 뱀들이 드글드글하다.
유골기 식당. 식당 입구에 뱀이랑 왕개구리등을 전시(?)해놓은 전형적인 광동식 식당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식욕을 저해한달 말이다! 어후! 여하튼 크로스 필터 끼우고, 기념으로 한장 찍어보았다!
계속 되는 크로스 필터 막장 샘플 샷이다. 네온사인은 크로스가 이쁘게 먹질 않는다. 뿌옇게 보일 뿐이다.
아래 보이는 배가 홍콩과 중국(향강항이었나?)을 오고가던 고속 페리정이다. 사진은 홍콩쪽에 도착하여 나오던 중에 한컷 찍었다.
앞으로도 하드 디스크 안에 쌓여있던, 시간이 지난 사진들을 하나 둘 계속 열심히 꺼내봐야 겠다라고 다짐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 주말에 한국 들어가서 기분 좋은 홍콩의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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