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는 전반적으로 해산물 가격이 착한 홍콩에서 최근 오이스터, 꽃게 등 해산물 섭취를 열심히 달리고 있던 중 와이프님이 대하 소금구이가 먹고 싶다고 하여, 일요일 저녁 후다닥 동네 시장을 찾았다. 한국에서 대하를 먹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한국의 대하 가격 수준이 기억나지 않으나 우리 둘다 홍콩이 더 저렴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다.
아래 사진은 너무 붉게 나왔는 데, 시장에 가면 해산물 종류별로 조래 조래 소쿠리에 담아 판매를 하고 있다. 이번에 알게 되었는 데, 역시 시장인 지라 (스트리트 마켓은 보통 저녁 7시경에 닫는 듯 하다) 가게를 닫을 때 쯤에 도착하니, 한국으로 치면 '떨이'를 하고 있는 지라 피크타임보다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해산물이나 채소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듯 하다. HKD 130으로 대하를 한가득 구입하였다.
새우들이 하도 폴짝거리고 움직이느라, (더욱이 점저를 먹은지 오래되지 아니하여) 한동안 새우를 그냥 물아 담아 놓았는 데, 한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몇 마리는 계속 폴짝되고, 큰 통에서 튀어나오고 힘이 넘치더라.
소금구이니까 소금을 가득 준비해야 한다. 다른 곳에 안가고, 오는 길에 있던 웰컴 슈퍼마켓에 가니 한국에서 쓰는 굵은 소금은 없는 듯 하다. 그나마 게중 가장 굵은 (굵다라기 보다는 거친 정도) 소금을 구입하였다. 그런데 소금이 원래 이렇게 쌌나? 아니면 홍콩이 싼건가? HKD 2 정도면 두세번 소금구이 할 만큼의 충분한 양을 구입할 수 있다니. 여하튼 큰 후라이팬에 호일깔고 그 위에 소금을 넉넉하게 깔았다.
그리고는 별거 없이, 새우들을 몰아 넣는 다. 팔딱되는 새우들아, 미안. 그러고 보니, 집에서 대하구이를 해먹어보는 것도 처음이구나.
점점 새우가 익어가면, 다홍빛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후라이팬 안에서 처음에는 수증기가 맺혀가며, 익어가며 구워져간다.
다 익고 나서의 새우들. 노릇노릇 다홍다홍 잘 도 익었구나. 너무 뜨거우니,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기로 하자. 그 동안 와이프님은 고추장, 식초, 설탕으로 수제 초장을 만들고, 나는 태국매운고추를 송송송 잘게 잘라서, 간장과 넣어 디핑소스를 준비한다.
조금 더 근접해서 찍은 사진. 요즘에는 거의 모든 사진이 핸드폰 사진이다. 맛깔스럽게 잘 익었다.
처음에는 둘이 먹기에 좀 많다고 생각하였으나, 먹다 보니 맛있어서 전혀 모자라지 않더라는.
먹고 남은 새우 껍질의 흔적들이 한가득이다. 곁다리 이야기지만, 이케아에서 산 동그란 모양의 소위 '스댕' 그릇은 참으로 유용하다. 디자인도 훌륭하고 말이지. 좀 더 작은 사이즈도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
8병 (겨우 HKD 89밖에 안함!) 들이 스텔라맥주를 사면, 스텔라 전용 맥주잔을 주는 패키지 있어 구입하였는 바, 그 맥주를 꺼내어 함께 먹다보니 맥주도 좀 남고, 늦은 저녁으로 끼니를 먹는 바, 무언가 살짝 모자라서 냉동실에 있던 한국 만두를 구어내왔다. 가만보면 나는 만두를 좋아하는 편인 듯 하다. 여튼 군만두도 후르릅 후르릅 츄르릅 츄르릅.
핸드폰 카메라 화이트발런스의 아쉬움이다. 원래는 뽀얀 연두색의 멜론이어야 하는 데, 실내조광 아래서 요상한 색으로 촬영되었네. (iPhone5S 는 화벨도 훨씬 좋다는 데, 갖고 싶다. 갖고 싶다) 여하튼 마무리는 져스코 수퍼마켓에서 구입한 한국산 멜론으로 마무리다. 재미있는 게 요즘 홍콩에서 보이는 멜론은 전부 한국산이다. 뭐지? 동남아 자연 생산 멜론은 그 철이 지난건가? 아니면, 한국이 멜론 수출국으로 우뚝 섰는가?
소금 대하구이는 손도 가는 게 없고, 맛도 좋고 해서 (홍콩에 가을이 있다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가을이 다 지나기 전에 다시 한번 먹어봐야 겠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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