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사놓은 1리터짜리 우유를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이틀전에야 생각이 나서 부랴부랴 냉장고에서 꺼내보았지만 이미 유통기한은 안드로메다 저 멀리로 날아가버리셨다. 버릴까 하다가 돈이 아까워서, 한밤 중에 카메라를 꺼내 유통기한 지난 우유와 놀아보았다. 모든 촬영은 D700, 우유 방울 사진은 모두 60마 렌즈로, 우유팩을 찍은 사진은 50.4 렌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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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 중에 우유 왕관 찍기 시도하시는 분들이 꽤 되신다. 보통 물방울이나 우유 잘 찍으려면, 충분한 조광과 규칙적으로 방울 방울을 떨어뜨리게 할 장치 등이 필요한데, 혹은 최소한 릴리즈라도 있어야 하건만, 이건 뭐 나는 당췌 갖춰 놓은 게 없으니 무식한 모드로 시도해보았다. 더욱이 열악한 조광 및 높은 ISO로 인한 노이즈가 보기 싫어, Color를 아예 틀어버렸으니 이건 룰루랄라 무지개 빛 우유가 따로 없다 하겠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홍콩의 한 우유이다. 홍콩 사시는 분들은 로컬 브랜드라서, 오히려 대기업 브랜드보다 선호하시는 느낌이다.
아, 가슴 아픈 유통기한이다. 우유는 유통기한내에 꼭 먹도록 합시다!
자, 이제 나온다. 총 천연색 무지개 빛 우유 사진들이다. 눈이 어지럽거나 쏠림 현상이 올 수도 있으니, 노약자나 임산부는 주의하시길 바란다. 이것은 분홍 우유 콩알이다.
이것은 뭐랄까 뽀~~~ 라고 말하고 있는 우유랄까.
왕관의 찰나를 잡기가 이렇게 어렵다. 우유 방울이 표면에 닿기 직전이다.
실은 이 녀석이 선명하게 잡혀더라면, 이쁘게 나왔을 녀석인데 빛이 없어 셔터 스피드도 못 올리고, 조리개도 물론 조일 수가 없어, 초점 영역이 상당히 얇았던 상황. 어후 아쉽다. 아쉬워. 초점은 안드로메다로 안녕.
이 부분은 표면에 떨어지고 나서, 반동으로 튀어 오르는 그 찰나의 모습니다. 이 바로 다음 샷을 제대로 찍어야 왕관의 완성이다.
이번에는 너무 늦었거나, 조금 빨랐거나이다. 왕관 찍어내기 무지 어렵네 어려워.
마루의 조명이 반사되어서 오히려 심심하지 않은 사진이 되었지만, 뭐 이건 당췌 좋은 사진이 되질 못했다.
아쉽다. 왕관 촬영 실패가 계속된다.
그래도, 이녀석은 무언가 설명할 수 는 없으나, 그 느낌은 좋다. 계속적으로 아쉬운 점은 초점과 노이즈.
이 사진은 좋합적으로 망쳐진 사진이다. 이렇게 뭘 찍었는지도 모르는 사진이 나오기 쉽상이다.
이번 사진도 그나마 비교적 이쁘게 나온 사진이다. 마치 석회암 동굴에 존재하는 석순처럼 뽈록 올라와주고 있는 사진이다.
연속으로 우유 방울이 두 개 떨어지고 있었던 걸까? (이 사진도 왜 올리고 있는 건지)
두 방울이 연속으로 떨어지면서 우유에서 올라오던 줄기와 만나기 직전이다. 이 순간을 찍으라고 해도 못 찍을 순간 중의 순간이겠으나, 난 왕관을 찍고 싶었다. 야 이 우유방울 들아.
분홍 분홍 플라스틱 처럼 보인다.
계속해서 이런 순간만 카메라에 담긴다. 점점 열도 좀 받고, 나중을 기약하게 만들던 순간이다.
잔잔한 우유에 돌을 던지다.
버섯 송이도 아니고, 우주 안테나도 아니고 귀엽게 솟아 올랐다. 우유 방울 이 녀석.
나왔다. 이 넘은 콩나물스럽기도 하고, 남성의 정자 스럽게도 생긴 녀석이다. 어쩜 요런 모습으로 튀어올랐을고.
또 놓쳤다. 이제 슬슬 지겨워 지고 있다. 체력도 달리고 말이다.
또 안잡힌다. 안잡혀. 낚시하는 강태공의 마음이 이런 것 일까?
아쉬운 왕관의 순간이 지나갔다. 몇분의 1초의 찰나일까, 그 아쉬운 순간은?
역시 계속해서 실패다. 입수직전이거나, 튀어오르기 시작하거나, 튀어오르고 나서의 사진만 찍히는 구나.
결론은 모쪼록 이후에 날을 잡아, 제대로 우유 방울 찍기에 도전하고 말겠다는 굳은 각오가 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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